Predictable Uncertainties
예측 가능한 불확실_작가가 사용했던 테이블, 책_167x87x72cm(테이블), 20x20x1.5cm(책)_2015
Predictable Uncertainties_a table that the artist once used, book_167x87x72cm(table), 20x20x1.5cm(book)_2015
작업은 나의 작업실에 상판이 칠판으로 대체된 테이블을 제작하고, 내가 실제로 그 테이블을 1년간 사용함으로써 시작된다.
이 테이블(칠판)에 나는 분필로 글과 드로잉을 하는데, 그것은 앞으로 내가 할 것에 대한 계획들을 책상이라는 사유(私有, 事由, 思惟)공간 안에서 시각적으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과정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과정의 반복을 위해 지워지고 흔적들을 남기는데 과거의 망각, 기억처럼 그 이미지는 불확실하다. 그 흔적은 간혹 나의 작업실에 방문한 지인들과 내가 함께한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더해진 여타의 흔적들(손때, 컵자국, 커피얼룩 등)을 포함하는데, 외적 사유공간이라 할 나와 사회적 관계에서 남겨진, 또한 흔적들이다.
나는 이 흔적들을 1년간 꾸준히 기록하여왔다. 그리고 이 기록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제작하려 한다. 책의 제목은 접두사 un이 될 것인데 un은 뒤집어도 un이다.
즉, 책은 앞면 과 뒷면이 정해지지 않은 책이 될 것인데 한쪽의 방향에서 펼쳐 넘겨보면 흔적들이 더 해져 보일 것이고, 다른 방향에서 펼쳐 넘겨보면 흔적들이 사라져 보일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 어느 쪽으로 넘겨보아도 보여지는 이미지의 불확실함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창훈은 의도적 상징기호인 글씨를 지워버리고 다시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점차칠판을 지표들만 남은 공간으로 만들어간다. 이런 지표들은 매우 직접적이고 단순한 인과성에 기초하고 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상징이 가리키는 추상적인 의미보다 풍부하고 복합적인 정서를 불러온다. 그 기호들은 기호를 만들어내는 사람의 신체와 좀더 밀접한 관계를 갖기 때문에,관념에 주로 의존하는 상징보다 훨씬 구체적이다.
안소현 (독립 큐레이터)
전시광경
2015 생생화화-시간수집자_(경기도미술관, 안산)
installation view
2015 The Breath of Fresh–Time Collector_(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Ansan)